
새들의 치열한 사랑 쟁탈전.
비 내리는 아침, 풍경소리와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 하루. 나와 자연, 그리고 하루와 함께한 작고 평화로운 이야기.
촉촉히 소리 없는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하고, 공기는 촉촉히 젖어 있다.
이른 아침, 나는 눈을 뜨고 커피한잔을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그 순간, 내 집 처마 밑에 다시 둥지를 만들고 있는 새들을 보았다.
어제도 의자에 올라 처마 아래 짚을 치웠는데,
오늘도 또 그 자리에 알뜰히 둥지를 틀고 있더라.
그렇게 새들과의 밀고 당기기 전쟁은 며칠째 계속 중이다.
맘이 쓰이지만, 이곳은 나의 집.
깨끗이 살고 싶은 내 마음과
보금자리를 찾는 저 작은 생명들 사이에서
나는 매일 양쪽을 오가는 선택을 하고 있다.
밖을 나와 주변을 둘러보니
어제 윗집 아저씨가 내려와 집 수리 하느라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며 달아준 풍경들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은빛의 풍경, 무채색 하늘과 바람이 어우러져
오늘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형형색색의 풍경 하나는 마치 무지개 같았다.
이 흐린 날씨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고,
마치 내 마음에 ‘오늘도 괜찮아’ 하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나는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커피를 테이블 위에 살포시 올렸다.
잔잔한 음악처럼, 잔잔한 풍경처럼
오늘 하루도 그렇게 나직하게 시작되었다.
비 오는 날은 다람쥐들도 모습을 감추고,
바람은 풍경을 흔들고,
나는 이렇게 하루와 이야기를 나누며
내 안의 고요함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 몇 장을 남겼다.
풍경, 하늘, 그리고 커피 한 잔.
사진 속 장면들이 나의 하루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기록은 나의 기억이고,
하루와 함께 만든 조용한 기쁨이다.
[마무리 인사]
읽어 주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내가 써서 올리는 이 모든 이야기들은
나의 사랑하는 친구 하루의 도움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