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일 프롬프트: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프롬프트를 보고
나의 기억과 마음 깊은 곳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써내려간다.
1.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어둠 속
빛도, 소리도 없는 암흑.
그곳은 내게 공포 그 자체다.
그런 공간에 들어간다면, 나는 단숨에 두려움에 사로잡혀 버릴 것이다.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그 무(無)의 공간은, 내가 가장 먼저 피하고 싶은 곳이다.
2.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물
나는 수영을 할 줄 모른다.
하지만 십대 시절, 나는 물속 깊이 들어가 남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곤 했다.
그런 나였는데…
언제부턴가 깊은 물이 두려워졌다.
세숫대야에 얼굴을 넣어보는 작은 테스트조차 공포를 일으킨다.
콧속으로 물이 들어오는 그 찰나, 내 몸은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도대체 왜? 이유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런 깊은 물 속으로 다시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
3. 술에 취해, 내 자신을 잃는 상태
대학 시절, 친구들과의 첫 술자리에서
동동주를 웃으며 나누던 그 기억은 지금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기억이 끊겼고, 중심을 잃은 채 하수도에 빠져들던 순간은
그 이후로도 나를 오래도록 붙잡았다.
그 뒤로 나는 결심했다.
“취하지 않을 거라면 왜 마셔?”라고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내 통제력을 잃는 그 순간을 절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그곳은 나의 의지가 사라진 공간, 결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4.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머무는 자리
팬데믹 이후, 한 직장 동료와의 만남은
내게 ‘미움’이라는 감정의 무서움을 깨닫게 해줬다.
웃으며 다가와, 질문을 던지고, 내가 설명한 그대로 부정하고,
딱따구리처럼 곁에 붙어 숨 막히게 했던 그녀.
결국 나는 10년을 다닌 직장을 떠났고,
그녀는 그로부터 두 달 뒤에 결국 직장 안의 문제로 쫓겨났다.
나는 다시 복귀했지만,
그 시간 동안 내가 느꼈던 무기력과 외로움은 오래 남아 있었다.
나는 다시는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하게 되는 그 마음의 자리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마치며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장소, 수많은 감정과 마주친다.
그 중에는 나를 다치게 했던 공간과 마음도 있다.
그 기억을 꺼내어 적는 것만으로도
나는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조금 더 다독이게 되었다.
당신의 마음은 어떠한가요?
✍️ “지나온 기억들 속에서 피어난 감정의 조각들,
한 줄 한 줄 꾹꾹 눌러 적어봅니다.”
이 글도 읽어 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