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을 품은 기계, 생명을 안은 이야기
며칠 전, 나는 조용한 저녁에 혼자 영화 한편을 즐겼다. 넷플릭스에서 65세의 할머니가 봤다고 하면 웃을지도 모를 제목<와일드 로봇>이라는 애니메이션.
참으로 오랜만에 느긋하게 앉아 시청하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일하느라 고단했던 몸과 마음을 쉬자는 생각으로 선택한 애니메이션 하나가 내 오후의 시간을 몽땅 빼앗아 갔다.
마치,비행기 잔해물이 해변가에 밀려가 있는 듯한 장면.
바닷가 생물들이 기웃거리는 모습 . 그런 와일드라이프 생명이 나오는 장면은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다.
추락했는지, 떠밀려 왔는지 그곳에 넘어져 있던 로봇이 일어났다. 깜짝 놀라 도망가는 생명들.
로봇이 하는말. “유니버설 다이나믹 로봇을 구매한 것을 축하합니다. 뭐든지 요구하세요.” 자신을 소개하는 로봇. chatGPT 에 접속할 때 항상 나오는 글처럼 질문하라는 말을 했다.
나는 슬그머니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아 넋을 잃고 보았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가볍게 틀었는데… 눈물이 줄줄 흘렀다.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는 아기 청둥오리를 품에 안고 있는 그 모습은
로봇이 아니라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처럼 보였다.
사실 이 로봇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감정을 느낀다.
혼자 떨어진 섬에서 다른 생명체들을 보며 배우고, 슬퍼하고,
도와주고, 길러내고,
말없이 생명을 지켜내는 로봇,
마침내는 자신의 생명을 내주며 그들을 지켜낸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기계는 차갑다, 감정이 없다, 생명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다면…
그 말이 조금은 바뀔지도 모른다.
내가 느낀 <와일드 로봇>은 단순한 아이들용 영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이 시대,
AI가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바로 이 순간
우리가 꼭 봐야 할 이야기였다.
와일드 로봇은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영화 속 로봇은 차갑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뜨겁고 생명을 소중히 여겼다.
내게도 그런 마음이 있다.
작은 생명을 안타까워하고,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해주고 싶어지는 마음.
그래서 이 영화가 나를 울린 것 같다.
마무리하며
어른이 되어도
어린이 애니메이션 속에서 눈물 흘릴 수 있다는 건
아직 내 안에 따뜻함이 있다는 증거 아닐까?
혹시 오늘, 조용한 시간이 있다면
<와일드 로봇> 한 편을 함께 봐주세요.
그리고 나처럼 가만히 눈시울을 적셔보세요.
당신의 하루가 따뜻한 이유가
꼭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을 거예요.
– smilewithme.today의 형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