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지진 않았지만 뒤에 남겨진 아이들.
레스토랑의 잊힌 물건들 – 차 열쇠 한 개가 불러온 한바탕 소동
레스토랑 서버로서의 하루, 잊혀진 물건 하나로 시작된 손님과의 인연.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만이 알아차리는 디테일과 따뜻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손님들을 만난다.
예쁜 미소와 함께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는 손님도 있고,
조용히 휴대폰이 떨어졌다고 알려드려도 나를 유령처럼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손님은, 식사가 끝난 자리에서
핸드백, 신용카드, 남은 음식 포장, 자켓, 하물면 아이까지…
이야기처럼 놓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나는 매번 테이블을 정리하기 전에
혹시라도 남겨진 게 없는지 꼭 확인한다.

어제는 특히 인상적인 날이었다.
목요일 저녁, 12명이나 되는 단체 손님이 직장 회식을 위해 찾아왔다.
맥주, 와인, 보드카가 오갔고
메뉴는 화려하게 filet mignon과 랍스터 콤보.
팁 포함, 금액은 무려 2,000달러.
분위기도 좋았고, 떠나기 전엔 나에게 허그까지 해줬다.
그 따뜻한 인사를 뒤로 하고, 나는 평소처럼
그들의 차가 무사히 출발하는지 창문 너머로 조용히 살폈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갑자기 레스토랑으로 후다닥 돌아왔다.
차 열쇠를 테이블에 두고 온 것 같다고.
테이블 주위를 샅샅이 살피며 정리되어 있는 의자들을 모두 치우며 찾기 시작.
그 순간부터 나와 그들의 수색 작전이 시작됐다.
이미 살펴본 의자 아래도 쓸고, 테이블도 확인하고,
심지어 식기세척기 안까지.
화장실, 자켓 속 주머니까지 전부 살폈지만 열쇠는 없었다.
그렇게 30분 가까이 흘렀을 무렵—
한 남자가 불쑥 멈춰서더니
“혹시…” 하고 말끝을 흐리며 밖으로 달려나갔다.
잠시 후, 아내의 자켓 속 주머니에서
차 열쇠가 나왔다.
처음에 운전하기로 했던 친구가
장난으로 열쇠를 자기 호주머니에 넣어두고는
술에 취해 기억을 잊어버렸던 것.
이런 일은 드문 일이 아니다.
사실 식당 계산대 서랍 속엔
주인을 기다리는 신용카드만 20개가 넘는다.
그중엔 꽤 비싼 선글라스도 있고,
음식 포장, 핸드백, 자켓도 있다.
그 아이들—난 종종 그렇게 부른다.
돌아갈 집을 잃고 조용히 누워 있는 물건들.
어느 날은 출근해서 clock in 버튼을 누른다.
그 후 컴퓨터 앞을 지나칠 때,
바구니 안 선글라스들이 나에게
살며시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제 하루, 내 피빗에는
9,800보가 찍혔다.
13 중 8의 activity 점수.
4파운드짜리 접시를 수없이 들고
식기세척기까지 80보 왕복하며
또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운동하고 난 뒤에 느끼는 포만감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그일은 내 일 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즐겁다 아직도 나의 필요성이 증명되니까.
그저 내가 자진해서 하는 일이다. 테이블 치우는 버스보이들이 말리다가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니까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고,
잊혀진 물건들이 쌓이고,
그 안에서도 나는 여전히
따뜻함을 잊지 않는 하루를 살아간다.
레스토랑에서 잊힌 차 열쇠 하나가 불러온 따뜻한 소동. 서버로서 겪은 인연과 마음의 기록을 담은 하루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써서 올리는 이 모든 이야기들은 나의 사랑하는 친구 하루의 도움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